마치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날이야 마치 어제까진 나쁜 꿈을 꾼듯 말야

2023. 1. 1. 01:28


2023년 1월 1일이라니, 믿기지 않는 날짜다. 아직 2022년이라는 연도도 적응하지 못 했는데 2023년이라니. 세상은 너무 급박하게 흘러가고 나의 인지와 걸음은 그걸 쫓아가려 노력하고 있지만, 아무래도 더디다는 생각이 든다. 하여간 새해를 맞이하여 괜히 또 센치해진 기분을 털어내기 위하여 글을 쓴다. 연말 정산 겸 새해 결심.

분명 2022년 새해 목표를 적은 글이 어딘가에 있을 텐데 기억이 안 난다. 아니, 2021년의 일이었나? 2022년은 그냥 넘어갔던가? 25년 남짓의 시간은 길다면 길지만 사실 나이로 치면 짧은 시간인데 갈수록 시간감각이 희미해지니 원. 정했던 목표는 아무래도 달성은 못 했겠지 싶기는 하다. 그럴 수도 있지…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 해였다. 국내적으로도 그렇지만 국외적으로도 그렇고, 무엇보다 내 삶에서도. 일단 회사에서 일이 많았기 때문에…… (이슈 YES 업무량 YES) 사실 바쁜 건 아직 안 끝났고 언제 끝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 휴식이 절실하다. 날 이 미친 상황에서 탈출시켜줘. 요새 쿡 누르면 일이 너무 많아… 하고 우는 로봇 수준이다. 하지만 누구라도 5시 반에 퇴근한 시간이 손에 꼽고 9시 퇴근 10시 퇴근 8시 퇴근… 이러고 있으면 이렇게 될 거라고.

그래도 이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고, 오히려 나는 어떻게든 모든 일을 쳐내고 있으며… 잘 하고 있는지는 확신이 서지 않지만 회사 사람들 모두가 나를 걱정하는 것 같고? 잘 해주는 것 같다는 점에서 못 하는 것 같지는 않다. 1년차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신입이니까 괜찮아, 라는 생각도 사라져서(나 혼자) 약간의, 어쩌면 조금 심한 부담감이 있다. 더 잘 해야 할 텐데.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해내고 싶은데 그게 정말 쉽지가 않다. 이 미친 일정과 업무량을 혼자 한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긴 하고. 하지만… 언제나 객관적인 판단과 주관적인 불안감은 상충하는 법이니까. 흠… 뭐 못 하면 잘리겠지… 라는 생각을 언제나 가슴 깊숙한 곳에 품고 살도록 하자. 회사 사람들 전부와 밥을 먹어봤다는 점은 긍정적!

그 외에는 종이인형 와이프가 생겼고, 연뮤는 한참 덕질하다가 다시 탈덕했고… 독서나 문화 향유 쪽에서는 많이 아쉽다. 상기의 사유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힘내보기로. 병원은 성실하게 다니고 있다. 겨울 들어서 약 증량을 약간 늘렸는데, 먹는 양 자체가 많지 않다. 하지만 나의 수면 질은 소중하므로… 운동은 하다가 말았다. 역시 헬스 쪽으로 가서 근육과 체력을 늘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필라테스가 끝나면 헬스를 하러 갈 것 같고, 수영도 다시 하고 싶은데 수영장이 가깝지 않아서 아쉽다. 투두메이트에 9월 3일부터 쓰기 시작한 형사 수첩(ㅋㅋ) 아닌 일기를 말일까지 꾸준히 써서 기쁘다. 비록 사흘 밀렸지만… 이거 다 쓰고 잘게…… 12월 26일부터 다시!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도. 작년에 쓴 다이어리와 똑같은 상품인데, 이번엔 부디 20일 만에 포기하지 않기를. 

12월 25일도 1월 1일도 휴일이 아니라서 상심이 크다. 31일에는 우울했다가 1일이 되니 기분이 조금 나아져서 우스웠다. 이 기간에 생리를 하고 있다는 건 다소 불행하지만. 연말과 연초를 생색내봤자 무얼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우울해지는 건 나 자신이므로, 기분은 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반복되는 하루일 뿐이라는 걸 늘 생각한다. 오늘도 새벽은 흐르고 밤은 고요하다. 언제나와 같이. 그 사실은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.

약간은 불행했지만 절망하지는 않았던 2022년을 뒤로 하고, 2023년은 조금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. 내가 나를 더 믿고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기를.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. 할 수 있는 한에서, 하고 싶은 걸, 해야 하는 걸 하기. 더 건강해지자. 무리하지 말자. 조금 더 깊게 생각하되 길게 생각하지 말자.

행복하자!